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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여행자가 만든 여행 수첩처럼

관공서 사이트처럼 딱딱하지도, 광고처럼 요란하지도 않게. 크림색 종이 위에 사진과 메모와 도장을 붙인 여행 수첩을 디자인의 기준으로 삼았다.

기능이 정해지면 다음은 겉모습이다.

처음에는 세리프체와 갈색으로 단정하게 만들었다. 믿음은 갔지만 차가웠다. 관광 안내라기보다 관공서 공지문에 가까웠다.

그래서 가고시마 여행에서 가방에 쌓였던 것들을 떠올렸다. 버스 승차권,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종이 지도, 가는 곳마다 찍은 스탬프. 여행자에게 가장 익숙한 정보는 그런 종이 위에 있었다. 그래서 이 사이트를 **여행 수첩(旅のしおり)**처럼 만들기로 했다. 크림색 종이 위에 사진을 붙이고, 테이프로 메모를 고정하고, 도장을 찍은 듯한 화면.

다만 수첩처럼 보이더라도 버스를 찾는 도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규칙을 몇 가지 정했다.

  • 정보는 똑바로. 기울기·손글씨·테이프는 장식에만 쓴다. 정류장 이름, 시간표, 요금처럼 읽어야 하는 정보는 기울이지 않고 반듯한 글자로 쓴다.
  • 진짜 데이터가 소품이 된다. 첫 화면의 정류장 표지판에 적힌 시간표, 손그림 지도에 적힌 오차 거리는 모두 실제 노선 데이터와 조사 결과에서 가져온다. 장식용 가짜 숫자는 쓰지 않는다.
  • 캐릭터 대신 여행 물건. 우리에게는 캐릭터가 없다. 대신 버스 정류장 표지판, 승차권, 도장 같은 여행 물건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 지도는 도구. 버스를 찾는 화면에는 종이 질감도 기울기도 넣지 않았다. 급할 때는 빨리 보이는 게 먼저다.

글꼴은 둥글고 부드러운 Zen Maru Gothic으로 바꿨다. 일본어·한국어·영어가 한 화면에 섞여도 어색하지 않다.

예쁜 것만큼 중요한 기준도 있다. 모든 글자는 일본 웹 접근성 기준(JIS X 8341-3)에서 요구하는 명암 대비를 넘도록 색을 골랐다. 시력이 약한 사람도, 한낮의 햇빛 아래에서 화면을 보는 여행자도 읽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